로봇이 면접을 보는 시대

인공지능 로봇이 면접을 보는 세상이 도래했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상황이 현실 속에 등장한 것이다. 면접은 상호 질문과 답변 그리고 심도있는 대화를 통해 한 개인의 역량과 인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이 로봇 앞에서 역량을 평가 받는 상황이 더욱 많아 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7월, 전국 대학교들 중에서는 최초로 경복대학교가 AI면접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9월 부터 시작되는 2020학년도 수시 신입생 1905명 선발과정에서 AI 면접이 도입된다. 기업체들 중에서는 이미 AI 면접을 도입한 사례가 많이 있었는데, 교육기관이 AI 면접을 도입하는 첫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AI면접, 과연 공정하고 객관적인가?
AI면접을 도입하는 기관들이 언급하는 AI면접의 3가지 장점이 있다. 공정성, 객관성, 그리고 편리성이다.
우선 편리성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면, AI면접은 분명 사람이 직접 면접을 수행하는 것 보다 비용 및 시간적으로 훨씬 더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면접을 평가하는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경감시켜 주며, 면접에 응시하는 사람의 비용과 시간도 현저히 줄여줄 수 있다. 문제는 AI면접의 공정성과 객관성이다.
AI면접에 세팅해놓은 평가 기준과 필터링 요소에 의거하여 면접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평가하는 그 과정 자체는 공정하고 객관적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AI면접 시스템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모든 프로세스가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어렵다.
AI면접,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로봇이 사람을 면접보는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되는가? AI면접의 등장은 극대화 된 효율성을 요구하는 사회의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SK그룹, KB금융, CJ그룹 등 국내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이미 AI를 활용한 채용 프로세스를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민간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육군은 간부 설발 과정에서 AI면접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점점 확대되어 가고 있는 AI를 활용한 채용 문화 속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되는가?
AI면접을 활용하는 기업과 조직들은 사전에 설정한 기준과 필터링 요소에 최대한 부합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효과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잃게 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오직 사람을 통해서만 감지할 수 있는 창의력과 직관력을 지닌 인재이다.
100명의 정형화 된 사람들 vs 1명의 창의적인 사람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주제와 상황들로 대화가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정형화 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한 개인의 독창적인 사고와 역량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 기업과 조직을 발전 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1명의 창의적인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다. 소위, 회사를 먹여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오는 사람은 AI면접을 잘 준비하고 연습해서 합격한 100명의 정형화 된 사람들이 아니라,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바로 그 1명의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AI면접 시대, 로봇이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에 우리는 이미 살고 있다. AI 로봇에 의해서 기존에 사람들이 주도해왔던 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지거나, 그 역할이 새롭게 재정의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 미래의 경제와 사회 구조는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사람들은 그 변화에 대비해 이제 무엇을 준비하고 고민해야 하는가? 로봇이 사람을 면접보는 시대의 서막에서 우리들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